진우는 여전히 주말이나 휴일엔 일찌감치 눈이 떠지는 부지런한 녀석이라.
그래도 어제는 일찍 잠이라도 잘 자니 기특하다고 해야할지는 생각을 해 볼 것입니다.
눈이 떠지는 순간부터 옆에 엄마가 누워 있는지 깨어 있는지 부터 확인한 후에 하루가 시작되니 잘 잤냐는 요란한 인사도 나누고, 세수하고 이를 닦아야 외출을 한다는 생각에 엄청 졸라 됩니다. 졸라 맨.
진우가 집에 있는 시간에 전화벨이 울리면 특히 핸드폰 벨이 울릴 때 한 두번 울리고 끊어질 때가 있습니다. 부재중 전화가 아닌 이상 진우가 꺼버리는 경우입니다.
벨이 울리면 전화를 진우가 전화기를 가져다 주더니 어느 날 부터는 끄기 시작합니다.
상대방에선 고장이 난 것이 아닌가 하고 다시 걸기도 하고 집 전화나 핸드폰으로 바꿔 걸기도 하지만 진우의 심술은 계속되어 전화기 쟁탈전이 벌어집니다.
우리집에 전화 거는 단골 손님은 정해져 있기에 진우가 그랬거니 하지만 가끔은 낯선이들을 당황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오늘 아침엔 인준이엄마가 전화를 걸었다 고장이 났는줄 알았다고 하면서 진우의 머리속이 궁금하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오늘 아침엔 전화를 끄고 서랍에 넣어 두기까지 했거든요.
벨이 울린때 끄고 서랍에 넣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예전엔 벨이 울린다고 화장실에 들고 들어가 세면대에 물받아두고 풍덩 빠뜨리기도 하고, 통풍구를 열고 농구하듯이 던지고, 세탁기에 넣는 것 보다는 훨씬 안정된 행동이잖아요..
진우가 부르짖는 생각이 무슨 생각일까 언제나 궁금하지만 알수 없는 바보같은 엄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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