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특수교육법 시행령 너무 부실”
주요 책임은 각 시·도교육청으로 회피
“구체적인 후속조치 시급히 마련해야…”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8-05-27 13:34:38
장애인당사자, 부모, 교사 등 장애인교육주체들은 지난 26일부터 발효된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이하 장애인교육법)의 하위법령이 당초 장애인계가 요구했던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며 실망과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전국장애인교육권연대는 지난 26일 오후 2시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정문 앞에서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시행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시행령에 담겨져야 할 사안들이 시·도 교육청으로 대폭 위임돼 법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 심히 우려된다”고 밝혔다.
장애인교육권연대는 “당초 장애인계는 교육사업 시행에 필요한 사안을 하위법령에 구체적으로 명시할 것을 요구해왔으나, 교육과학기술부는 특수교사 배치에 관한 사항, 특수교육지원센터 설치·운영에 관한 사항, 진로 및 직업교육 운영에 관한 사항, 특수교육서비스 지원 방안 등을 시행령에 포함시키지 않고 시·교육청에 위임했다. 이는 염연한 책임회피”라고 지적했다.
장애인교육권연대는 “우리 연대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장애인교육법 시행에 필요한 남은 후속과제들을 장애인 교육주체들과 함께 조속히 마련할 때까지 필요한 모든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도 지난 26일 ‘장애인교육 포기하는 이명박 정부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해 현행 시행령·시행규칙이 지역 간 차별을 발생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교조는 “대부분의 각 시․도교육청에서는 새로운 법률 시행을 위한 어떠한 준비도 하지 않고 있다. 경쟁교육중심의 엘리트 교육에 중점을 두는 현실에서 장애인교육에 대한 지원과 개선책 등을 각 시․도 교육청에 위임하는 것은 결국 각 지역 간 차별을 방치하는 것과 같다”고 우려했다.
전교조는 이어 “장애인교육은 교육과학기술부의 책임아래 예산과 인력의 배치 등이 국가차원에서 이루어져야 지역 간의 예산규모에 따른 차별들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장애인특수교육법의 정신이 제대로 반영되도록 장애인교육주체와 함께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다시 개정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지역에서는 시·도교육청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잇달았다. 경기, 인천, 울산, 경남, 대전 등 지역의 장애인부모단체들은 법이 발효된 26일을 기해 시·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법률의 즉각적인 효력을 위해, 시행령이 지역교육청에 위임한 사안들을 면밀히 검토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들은 “지역교육청은 이제 막중한 업무를 맡게 된 만큼 교육과학기술부가 시행령 등에서 규정하지 못한 사항들을 별도의 운영계획 등을 통해 조속히 마련하고, 관련 예산을 확보하는 등 법률의 온전한 시행에 필요한 다각도의 노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했다.
주원희 기자 (
jwh@ablenews.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