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꺼졌다. 암흑에 쌓인 방 안에, 커튼의 틈새로 달빛이 가늘게 떨어진다. 뜻하지 않게 고난도 미션을 클리어한 나는, 침대로 돌아가서 베개를 올바른 위치로 이동시키고 다시 누웠다. 약간의 쌀쌀함을 느껴서 세르카가 준 두터운 이불을 어깨까지 덮자, 곧 졸음이 찾아온다. ――그들은, 인간이 아니고, AI도 아니다. 그러면, 뭘까? 내 사고의 한편에는, 이미 하나의 답이 떠올라 있었다. 그러나, 그것을 말로 하기에는 너무나 두려웠다. 만약,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이 가능하다고 하면――라스라는 기업은, 신의 영역의 아득히 깊은 곳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그에 비하면, STL로 사람의 혼을 해독하는 것은 판도라의 상자를 열기 위한 열쇠를 꽂는 것과 같다. 잠에 빠지면서, 의식 밑에서 울려오는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탈출방법을 찾아 우왕좌왕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중앙도시로 가라. 가서, 이 세계의 존재이유를 확인하도록 해라……. ◆ 딸랑――. 어딘가 멀리서, 종
